당신은 결국, 다시 주짓수 체육관에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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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강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주짓수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당신은 오늘도 주짓수 체육관을 검색한다.

사실 처음 검색한 것은 벌써 몇 주 전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도 찾아봤고, 수업 시간표도 확인했다. 체험 신청 버튼까지 눌렀다가 창을 닫은 적도 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싫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도 예전 같지 않다. 무엇보다 하루하루가 똑같이 흘러가는 것이 조금 지겹다.

그런데 주짓수는 망설여진다.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을까?’

운동신경도 좋지 않고, 몸도 뻣뻣하다. 낯선 사람과 몸을 부딪치는 것도 어색하다. 괜히 혼자 못해서 수업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그러다 어느 날, 더 이상 고민하는 자신이 싫어져 체험을 신청한다.

그리고 당신은 주짓수 체육관에 간다.

모두가 나보다 잘하는 것 같았다

체육관 문을 열자 심장이 조금 빨리 뛴다.

매트 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붙잡고 구르고 있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땀을 닦으며 숨을 고른다.

그들 사이에 혼자 어색하게 서 있다.

관장님이 친절하게 맞아주지만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도복을 입고 거울을 본다. 흰 띠를 어떻게 묶는지도 몰라 몇 번이나 다시 묶는다.

수업이 시작된다.

설명을 들을 때는 이해한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몸을 움직이려니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오른손을 써야 할 때 왼손이 나가고, 엉덩이를 움직여야 하는데 다리만 허우적거린다.

함께 연습하는 사람이 기다려준다.

“고맙습니다.”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한다.

상대가 괜찮다고 웃어주는데도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 사람의 운동 시간이 낭비되는 것만 같다.

그날 당신은 기술보다 자신의 서툰 모습을 더 많이 기억한다.

사실,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첫 수업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온몸이 뻐근하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들이 하나씩 항의하는 것 같다.

그런데 몸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어제의 장면들이 자꾸 떠오른다.

혼자 동작을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 상대에게 계속 설명을 부탁했던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누워 있던 순간.

‘역시 나는 운동이랑 안 맞나 봐.’

그만둘 이유는 충분하다.

퇴근이 늦고, 몸도 피곤하고, 다른 운동도 많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가지 장면이 마음에 걸린다.

수업이 끝나기 직전, 처음으로 제대로 성공했던 작은 움직임.

상대의 압박에서 엉덩이를 빼고 무릎을 집어넣었던 순간이다.

관장님이 말했다.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그 말이 자꾸 생각난다.

그래서 당신은 다시 체육관에 간다.

처음으로 나 자신이 조금 대견했다

몇 주가 흐른다.

여전히 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제 도복 띠를 혼자 묶을 수 있다. 수업에서 들었던 기술 이름도 몇 가지 기억한다.

무엇보다 상대에게 깔렸을 때 처음처럼 무조건 허우적거리지는 않는다.

어느 날은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수련생과 연습하다가 배운 탈출 동작을 성공한다.

상대가 웃으며 말한다.

“오, 방금 좋았어요.”

별것 아닌 칭찬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떠올린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잘했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 어른이 된 뒤로는 무언가를 처음부터 배우고, 서툴렀던 일을 해내는 경험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주짓수에서는 어제 못했던 것을 오늘 해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취가 아니다.

내가 조금 달라졌다는 사실을 나 자신이 알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 날,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달쯤 지났을까.

체육관 문을 열자 누군가 먼저 인사한다.

“오셨어요? 오늘 늦으셨네요.”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처음에는 모두 낯선 사람들이었다. 나보다 잘하고, 나보다 강하고, 이미 서로 친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들이 당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

함께 기술을 연습하고, 서로의 실수를 웃어넘기고, 수업이 끝나면 매트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다.

평소였다면 서로 만날 일조차 없었을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모두 같은 도복을 입고 같은 기술을 배운다.

어떤 날은 당신이 도움을 받고, 어떤 날은 처음 온 사람에게 배운 것을 알려준다.

어느새 체육관은 운동하러 가는 장소를 넘어 하루 중 기다려지는 공간이 된다.

주짓수는 당신을 갑자기 강하게 만들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보다 작은 사람에게 제압당한다.

분명 배운 기술인데 스파링에서는 생각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이불을 덮으면 그제야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떠오른다.

‘아,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가끔은 속상하다.

몇 달이나 배웠는데 아직도 이 정도밖에 못하는 걸까.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이제 당신은 실패했다고 해서 곧바로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오늘 안 됐다면 다음에 다시 해보면 된다는 것을 안다.

주짓수는 당신에게 한 번도 모든 것이 쉬울 거라고 약속하지 않았다.

대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당신은 몸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다루는 법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

어느 날 체육관에 처음 보는 사람이 들어온다.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빌린 도복을 어색하게 만지작거린다.

수업이 시작되자 설명을 듣고도 움직이지 못한다.

“죄송해요. 제가 처음이라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몇 달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신은 웃으며 말한다.

“괜찮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그리고 천천히 동작을 알려준다.

그 사람이 조금 안심한 표정을 짓는다.

그제야 깨닫는다.

처음 체육관에 왔을 때 당신을 기다려주던 사람들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리고 어느새 자신도 누군가를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당신은 내일도 주짓수를 하러 간다

처음 주짓수를 시작한 이유는 대단하지 않았다.

살을 빼고 싶었고, 체력을 기르고 싶었고, 조금은 강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주짓수를 하는 동안에는 어제의 실수도, 내일의 걱정도 잠시 잊는다.

눈앞의 상대와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수업이 끝나면 땀에 젖은 도복을 가방에 넣고 집으로 돌아온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다.

물론 아직 흰 띠다.

잘하는 기술보다 못하는 기술이 훨씬 많고, 블루벨트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는 남들보다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몇 달 전에는 체육관 문을 여는 것조차 두려웠던 사람이, 이제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변화다.

오늘도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조금 피곤하다.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문득 어제 실패했던 기술이 떠오른다.

‘오늘은 한 번 더 해볼까?’

당신은 가방을 챙긴다.

그리고 다시 주짓수 체육관으로 향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운동이지만, 당신에게는 조금씩 자신을 믿게 된 시간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