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발렌테 형제가 서울에서 전한 그레이시 주짓수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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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테 형제 세미나

엘리오 그레이시 탄생을 기념한 특별 세미나…전국 지도자들이 자기방어 주짓수의 원형을 다시 확인하다

2026년 10월 3일, 서울 그레이시 주짓수 강남에서 발렌테 형제 특별 세미나가 열렸다. 엘리오 그레이시의 생일인 10월 1일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는 페드로 발렌테와 구이 발렌테가 직접 나서 주짓수의 역사와 철학, 자기방어 기술을 전달했다.

현장에는 그레이시 주짓수 강남 박준성 관장, 영등포 이수연 관장, 광양 양효성 관장, 양산 강동주 관장, 경주 허성익 관장을 비롯해 안산 주짓수협회장 권성환 관장 등이 참석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주짓수를 지도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함께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주짓수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발렌테 형제는 이번 세미나에서 자기방어 주짓수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설명했다.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대응하는 능력, 타격, 던지기와 테이크다운, 그라운드 그래플링, 그리고 이 모든 기술의 사용을 결정하는 철학이다.

경기 주짓수에서는 상대와 마주 보고 준비된 상태에서 시합이 시작된다. 그러나 실제 위험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상대의 체격과 숫자, 공격 방법도 미리 알 수 없다. 따라서 자기방어 주짓수는 기술을 실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위험을 인지하고, 충돌을 피하며, 거리를 확보하고, 필요할 때 침착하게 대응하는 판단력까지 포함해야 한다.

발렌테 형제는 “가장 좋은 싸움은 싸우지 않는 것”이라는 원칙을 통해 자기방어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주짓수를 배우는 이유는 모든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피할 수 있는 충돌은 피하고, 피할 수 없는 순간에는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운트와 노스사우스에서 시작된 ‘생존의 기술’

기술 세션에서는 마운트와 노스사우스처럼 실제 상황에서 매우 불리할 수 있는 포지션의 방어가 다뤄졌다. 핵심은 서둘러 탈출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치명적인 공격을 차단하고 안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레임을 형성하고, 머리와 목을 보호하며, 상대의 체중과 공격 방향을 읽어야 한다. 그다음 공간과 타이밍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포지션을 회복하거나 탈출을 시도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순서가 아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위험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운용 전략이다. “지지 않으면 이긴다”는 엘리오 그레이시의 철학처럼, 즉시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보호하며 끝까지 살아남는 것 자체가 하나의 승리라는 의미다.

엘리오 그레이시와 기무라의 대결을 기술로 되짚다

세미나에서는 엘리오 그레이시와 기무라 마사히코의 역사적인 대결에서 등장한 기술도 직접 시연됐다. 이 장면은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엘리오 그레이시가 자신보다 훨씬 크고 강한 상대를 어떻게 견뎠으며, 그 과정에서 그레이시 주짓수의 방어 철학이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기술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힘과 체격에서 불리한 사람이 더 강한 상대를 무조건 제압할 수 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정확한 자세와 각도, 지렛대와 타이밍을 활용해 피해를 줄이고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 그것이 발렌테 형제가 기술 시연을 통해 보여준 그레이시 주짓수의 현실적인 가치였다.

배운 것을 다시 검증하고 수련생에게 전달하는 일

발렌테 브라더스 형제

세미나에 참석한 지도자들에게 이번 시간은 완전히 낯선 기술을 수집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각 센터에서 가르치고 있는 그레이시 주짓수의 수업 내용과 발렌테 형제의 가르침을 교차 검증하며, 지금까지 배운 원리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자기방어의 다섯 가지 요소와 불리한 포지션에서의 생존 원칙은 앞으로 수련생들에게 더욱 강조해 전달해야 할 내용으로 꼽혔다. 같은 기술이라도 동작만 가르치는 것과 기술이 필요한 상황과 목적까지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지도자가 세미나에 참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운 기술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이 올바른 방향에 놓여 있는지 확인하고 중요한 원리를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열린 이번 발렌테 형제 세미나는 주짓수의 본질을 다시 묻는 자리였다.

우리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 주짓수를 배우는가. 아니면 불리한 순간에도 자신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배우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배우고 있는 기술을 어떤 목적과 철학으로 수련하느냐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