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숙이 몸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주짓수 도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유쾌한 체험처럼 시작됐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호신술이 단순히 상대를 때리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단과 원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숙과 제작진이 방문한 곳은 그레이시 강남이다. 도복을 입고 매트에 들어선 이미숙은 “시니어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관장은 주짓수의 핵심이 힘이나 운동신경에 의존하지 않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 조건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불필요하게 복잡하거나 폭발적인 동작을 줄이고, 상대의 구조적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그레이시 주짓수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로 배운 기술은 손목을 붙잡힌 상황에서의 탈출이었다. 일반적으로 위협을 받으면 상대를 때리거나 발로 공격하려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 그러나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 않을 경우 상대를 자극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수업에서는 주먹을 휘두르는 대신 상대 손의 가장 약한 지점인 엄지 방향으로 팔꿈치를 밀어 그립을 풀어내는 방법을 가르쳤다.

강한 사람의 손을 힘으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구조상 버티기 어려운 방향을 찾아 빠져나오는 방식이다. 이미숙은 처음에는 상대의 손을 풀지 못해 당황했지만, 원리를 이해한 뒤에는 두 손으로 붙잡힌 상황에서도 빠르게 탈출해냈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위기에서는 몇 초의 차이가 안전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어진 수업은 바닥에 넘어져 상대가 몸 위에 올라탄 ‘마운트 포지션’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었다. 이 자세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은 주먹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지만, 위에 올라탄 가해자는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다. 목까지 졸린다면 수초 안에 의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탈출의 핵심은 상대의 팔과 발을 함께 막아 지지점을 없앤 뒤, 골반을 들어 몸을 뒤집는 것이었다. 팔 힘으로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서 가장 강한 골반의 힘을 사용하는 원리다. 상대를 뒤집은 이후에는 그 자리에 머물러 싸움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즉시 일어나 거리를 확보하고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호신술에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은 기술만이 아니었다. 이미숙이 과거 위협적인 상황에서 소리를 질렀던 경험을 이야기하자 관장은 그것 역시 매우 좋은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손목을 풀지 못하더라도 바닥에 주저앉아 이동을 어렵게 만들고, 크게 소리쳐 주변의 관심을 끌면 가해자는 계획대로 상황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호신술이 낯선 사람만을 상대하는 기술이라는 생각도 경계했다. 실제 위협 상황에서는 아는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와 이미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이상한 행동을 참고 넘기거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지한 수업 이후에는 관장과 제작진의 스파링, 이미숙과 제작진의 이른바 ‘2대1 대결’이 이어졌다. 기술을 배우러 온 현장은 어느새 승부욕과 웃음이 뒤섞인 매트로 변했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탭을 쳤지만, 모든 대결은 안전한 통제 아래 진행됐다.

이번 영상은 호신술을 무겁고 두려운 이야기로만 다루지 않았다. 웃고 장난치며 몸을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도 손목 탈출, 마운트 탈출, 목 조르기 대응, 거리 확보와 도움 요청이라는 실질적인 원리를 전달했다.

호신술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붙잡힌 손을 풀고, 눌린 몸을 뒤집고, 다시 일어나 위험에서 벗어나는 기술이다. 이미숙의 그레이시 강남 체험은 나이와 체력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한 원리와 반복된 경험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몸을 지키러 갔다가 웃음과 승부욕까지 얻어온 하루.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남았다. 자기방어는 강한 사람만의 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준비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이라는 것이다.